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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자연을 품다- 신비함과 기묘함의 내적 상관관계

최고관리자 | 2012.02.03 10:38 | 조회 6378
<img src="http://namsongart.com/files/notice/3731077781_8a269d07_R0013505.jpg" alt="" /><br /><br />자연을 품다 - 신비함과 기묘함의 내적 상관관계

인간과 자연의 필연적인 삶의 관계는 역사가 증명해왔다. 자연은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시점부터 인간 생존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고, 인간은 그 혜택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인간은 자연과의 필연적인 종속관계로부터 분리되려 노력했다. 그 결과, 오랜 시간 지속되어 왔던 자연과 인간의 관계는 변화했지만 자연은 인간의 의식에 의해서 존재하며 인식하는 주체에 따라 모습을 달리한다는 바뀔 수 없는 진리를 발견했다. 현세로부터 탈출하려는 자에게는 푸생이 염원하던 이데아가 되고, 영혼의 휴식을 구하는 이에게는 깊이를 잴 수 없는 심연이 되며, 틀이 잡혀진 도시의 삶에 너무도 익숙해진 자에게는 도시의 현란한 분주함을 그리워하게 한다. <<자연을 품다-신비함과 기묘함의 내적 상관관계>>전은 관찰자와 작품의 상호교감을 목적으로 현존하는 자연을 관찰자의 입장에서 직접적으로 바라보는 대신, 작가의 의식에서 지각된 자연이 내포하는 신비함과 기묘함의 체험을 주제로 기획된 전시이다.

엄격한 기하학적 구조를 가진 수직적 건물들에 너무도 익숙해져 있는 우리에게 나점수 작가의 수직적 식물들은 친근한 휴식을 준다. 작가의 의식은 지리적 세계에서 일관성을 가진 자연물들 속에 멈춰있다. 그가 만들어내는 풍경은 시간과 공간을 개념적으로 재구성하여 독립적인 터를 만들어 낸다. 사막의 지평선에서 바라보는 식물들의 수직성은 아이러니하게도 숲이 우거진 열대우림보다 더 풍요롭고 고즈넉하다. 사막에서 만난 자연물을 재형상화 한 작업들은 전시장 바닥을 사막의 모래로 전환시키는 환영을 가능하게 한다. 환영이 창조해낸 광활한 풍경은 인간의 연약함과 무력함을 느끼게 하고, 더 나아가 생명의 강인함에 숭고해지게 만든다. 그 순간 그의 작품은 종교적인 의식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신성한 토템(totem)이 된다. 로마 성당에서 볼 수 있는 닳아 없어진 베드로 동상의 발가락, 러시아의 바이칼호 주변에 자리 잡은 천마가 새겨진 자작나무 신목이나 프라하의 성 요한 네포무크의 부조를 만난 듯, 기적을 바라는 주문과 함께 거칠고 견고한 표면을 향해 손을 뻗게 된다. 선인장을 연상시키는 까칠까칠한 표면에 피부가 닿으면 샤머니즘 주술이 마침내 발현되어 가시적 세계 너머에 닿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그 길은 보잘 것 없는 인간의 연약함을 포근히 감싸 안는다. 이 순간이 작가가 인지한 자연과 관람자가 닿을 수 있는 교차로이다.

박기진 작가의 작업은 장소 특정적 자연에서 유래한 경험적 지식의 산물이다. 여행에서 발생한 이국적 황홀함, 일상의 도피로서의 설렘, 미지의 세계에 탐험이 주는 대담함은 작가의 주관적이며 순간적 인상, 사고의 복합체로서 작품으로 탄생했다. 이런 요소들은 작품을 구상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작가는 체험하고 분석된 지각을 감성적인 이야기로 들려준다. 중앙아프리카에서 만난 호수, 진화를 거친 물고기 이야기와 이상적이고 동화적인 작가의 경험담은 강한 흡인력을 가진다. 하지만 그는 관람자에게 동심 가득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대신 개개인의 감성으로 작품을 바라봐 주길 원한다. 작가가 경험한 자연을 전시장에 떠 있는 설치물 개체들을 통해 제 3자에게 어떻게 전달하는가에 대한 문제는 그의 작업에서 풀어야 할 숙제이다. 감각적인 형태를 가진 개체들은 전시장 공간 안에서 서로의 공존관계를 통해 유기적인 흐름을 갖는다. 이 흐름은 관람자가 필연적으로 분할된 공간을 전체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영원하고 비밀스런 공간으로 재탄생하며 독립적인 기호를 생산하는 역동적 대상들과 ‘느낌’으로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시선이 작가가 의도한 방향성에 이끌려 개체 각각의 윤곽을 따라 서서히 움직이면, 대상의 미묘한 기울기, 시각이 읽어내는 매끈하고 부드러운 표면의 촉각성, 시선을 이동시키는 설치물 사이의 조화로운 질서의 공간에서 발생되는 활동적인 힘과 물체가 품은 생경한 색채는 바라보는 이의 신경체계를 자극하고 흥분시킨다. 전시물 주변을 한가로이 거닐며 시선이 윤곽을 읽어내는 과정을 끝낼 무렵 우리는 자연을 품은 대상들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유입되고 시공간적 동시성을 갖게 된다.

이현배 작가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방식으로 하늘을 내려다본다. 개괄적으로 풍경을 바라보는 투시법을 차용하여 무의식적 행위에서 창조된 무질서한 이미지와 색채를 통해 자발적인 주체성을 가진 재현을 만들어낸다. 작가의 시야에서 발견되는 하늘풍경은 재현의 한 형식으로 캔버스 위에 배열되며 우연적 형태로 변화한다. 그것은 의도적이며 허구적이고 동시에 자연발생적이다. 재현된 형상은 인식되는 대상에 의존하지 않고, 작가의 내부에서 존재해 온 결과물이며 그 형상들은 하늘이 되고 기하학적 형태가 된다. 자연은 그렇듯 작가의 무의식에서 태어나 의식에서 완성되어진다. 맨느 드 비랑 (Maine de Biran)은 그의 저서 ‘집합적 사고에 미치는 습관의 영향 (Influence de l`habitude sur la faculte de penser)`에서 시각의 응시에서 만들어지는 환영적 색채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눈이 하나의 색만을 바라볼 때, 오랜 시간이 지나 피로해지면 이 색과 몇 가지 다른 색들의 혼합색이 나타나고 시간이 더 지나면 이 새로운 혼합에 원래의 색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자연에서 볼 수 있는 색 표면의 재배열을 작가는 거부하고 ‘순수한 응시’를 통해 개인의 의지와 정신적 요구로부터 자유로워졌다. 푸른색을 ‘응시’함으로서 얻은 자유로운 시선의 ‘자연발생적인 형태’와 ‘강렬한 색채’가 그림의 전면에 자리 잡게 된다. 이때 아쉽게도 주체의 의식은 캔버스의 오른편으로 공간을 열고 왼편에 형태를 배치함으로서 의지를 개입시키게 되지만 도리어 이는 관찰자에게 안정감을 준다. 바라보는 이에게 작품이 읽혀지는 과정은 작가의 작업과정과는 상반된다. 그것은 바로 무의식적 형태의 강렬함에서 시작되어 본능적으로 푸른색 하늘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과관계를 찾기 힘든 기묘한 이미지간의 융합은 보는 이의 의식에 혼란을 일으킨다. 그림의 중앙으로 옮겨진 시선은 주체를 바라보는 ‘점’을 찾지 못하고 굽이치는 푸른색 무질서 위를 방황하다가 그 신비한 시각적 촉각성에 머무르게 되고 곧, 재현적인 요소를 인식하게 된다. 하늘이다.

이탈리아어에는 Fruitore 동사가 있다. ‘보다, 사용하다’라는 의미의 자동사이며 영어로 (to see, to use)로 해석된다. 이 자동사는 미술작품의 관람에 주로 쓰인다. 공연, 또는 행사를‘보다, 관람하다’라는 의미로는 Spettatore (to see, to watch, spectator)가 널리 사용된다. 한국어를 포함한 많은 외국어에는‘보다’동사가 대부분의 상황에서 폭 넓게 자주 사용된다. Fruitore와 Spettatore 동사는 그 쓰임에 차이가 있다. Spettatore의 쓰임은 주어진 도상이 주는 기표를 받아들이는 행위가 되지만 예술작품을 감상할 때 사용되는 동사 Fruitore는 주체의 의식에 의해서 받아들이는 대상이 변화할 수 있고 변화한 대상은 인과성을 통해 새로운 기의를 갖는다는 가정에 기초한다. 세 작가의 작품은 생물학적 기관으로서의 시각의 영역인 <<보다- Spettatore>>에 제한되지 않고 시각적 촉각성과 이성적 감성을 통한 재현양식으로 출발하여 <<보다- Fruitore>> 동사의 쓰임과 유사한 반응을 이끌어내며, 합리화된 감각을 초월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안한다.

▪남송미술관 학예사 조혜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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